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브뤼헬 죽음의승리 프라도 미술관
물감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15세기만 하더라도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가루를 뭉치는 용매제는 달걀노른자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감으로 그린 그림을 템페라화라고 한다.
색깔이 예쁘게 발색된다는 장점과 함께 너무 빨리 굳어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섬세한 표현이 어려웠다.
플랑드르의 얀 반 에이크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그는 달걀노른자 대신 아마씨유를 집어넣었다. 색깔을 내는 가루와 오일을 섞어 유화물감을 만들었다.
유화물감을 사용하니 천천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얇은 붓으로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플랑드르 화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디테일하고 자세한 표현들이 되어 있다.
플랑드르 출신의 화가 페테르 브뤼헬도 자신이 표현하고 싶었던 그림을 맘껏 묘사했다.
죽음의 승리라는 작품이다.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아비규환을 경험한 플랑드르 화가로서 죽음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죽음을 묘사하는 해골은 그림 안에 가득하다.
아무리 막으려 하여도 피하고 싶어도 벌써 인간들 양옆을 죽음이 에워싸고 있다.
화가는 '최후의 승리는 결국 죽음'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죽음 앞에 무릎 꿇은 사람, 이미 죽음에 의해 목매 달린 사람
화려한 옷을 입은 황제 뒤에 해골은 모래시계를 들고 있다. 화려한 권력도 무상하다. 그 옆에 금화와 은화 동전이 가득하지만 인간의 것이 아니다. 결국 부귀영화도 죽음 앞에서는 부질없다.
해골을 가득실은 수레의 앞과 아래에는 사람들이 숨어있다.
죽음으로부터 숨어보기도 하고,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죽음에 그물에 걸려들고 만다.
뒤에서 죽음의 군대가 쫓아오니 열린 공간으로 가게 되고, 다른 이들이 가니 어딘지 몰라도 엉겁결에 따라 달려간다.
방패를 든 해골 군대는 인간들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한쪽 길로만 갈 수 있게 하였다.
죽음으로부터 도망쳐 달려간 곳은 공교롭게도 죽음이 이미 열어놓은 관속이다.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뒤집어진 카드판을 보면 방금 전까지 도박을 즐기던 이들이 보이고,
바로 앞에 죽음이 닥쳐있지만 악기를 연주하며 여인의 무릎에 앉아 쾌락에 젖여 아무것도 모르는 이도 보인다.
하지만 죽음의 악사는 이미 그들 곁에 함께 하고 있다.
살아있는 존재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부인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결국 모두에게 닥칠 수밖에 없는 죽음은 오늘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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