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1597-1600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텔레비젼은 가로본능이다. 손안에 영상 역시 일반적으로 4:3 비율로 가로가 세로보다 길다.
안정감을 주는 구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익숙해진 구도에서 벗어나게 되면 왠지 불편하여 시선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엘그레코의 작품 대부분은 가로구도가 아닌 세로구도일 뿐더러 일반적인 비율을 뛰어 넘는다.
하지만 왠지 불편함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종교화의 특징상 제대위에 높이 걸려야 하는 것으로 인해 당연스레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작품 자체가 주는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그 곁을 지키던 몇몇 이들이 나온다.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의 사랑하는 제자 사도 요한이 대표적인 이들이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들을 예수의 좌우에 위치시켰다.
그런데, 기록되지 않은 이들이 그림속에 등장한다.
예수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그의 아픔을 함께 괴로워하며 그의 거룩한 피를 닦는 천사들의 모습은 복음서 어느 곳에서도 함께 하였다고 등장하지 않는다.
엘 그레코의 상상속에 나오는 이들이라 볼 수 있겠다.
그는 기록속 인물들을 예수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삼각구도로 상상속의 인물들은 역삼각구도로 두면서 삼각과 역삼각이 만나 마치 유대의 다윗의 별과 같이 자연스럽고 안정된 구도를 완성하였다.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1580년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그는 누구를 보고 있는가?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져 주변을 돌아보니 눈에 들어온 이가 있다.
수백년전 작품속의 그는 화가가 대상을 관찰하듯 오히려 관객을 관찰한다.
세르반테스도 엘그레코 본인도 아닌 톨레도 출신 기사는 아직도 수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자신에게도 붙들어 놓는다.
바로크의 특징중 하나는 대상의 강조성에 있는데
검은 배경에 하얀레이스는 의상 자체로 귀족임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두드러진 색의 강조로 자연스레 시선을 모으게 하는 특징도 있다.
우리의 시선은 작품속의 인물과 마주치게 되고
따가운 시선이 아닌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눈맞춤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리려는 듯한 손의 위치와 연결이 되고 지나치던 수많은 작품에서 그에게로 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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