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Menú는 그 메뉴가 아니다-오늘의 메뉴가 따로 있다./스페인 식당 음식주문/스페인에살고있는
당당하게 웨이터에게 메뉴를 알려 달라고 한다.
그 또는 그녀는 생각했던 메뉴판을 가져오지 않고 한발짝 가까이 와서 입을 떼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순식간에 읊어지는 그들의 말에 이마살은 듣기시험 모드인냥 한껏 찡그려 진다.
폭포수 같이 밀려드는 단어들은 이미 식당의 먹거리가 말의 향연을 위한 재료가 된 듯 머리위로 둥둥 떠다니고 , 잠깐 사이 구렛나루 뒤로 스며나오는 땀에는 '스페인은 더운 나라이기 때문이야'라고 속으로 정의를 내려놓는다.
생각 속에 모습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안내받은 자리로 가서 저들과 같이 식사를 주문하고, 코스를 음미하며, 후식의 맛을 평가하면서 그 코스를 휼륭히 전달한 종업원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다.
자리를 안내받고 우아하게(?), 아님 호기롭게(?) 메뉴판을 전달 받으려던 순간,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뭐가 잘 못 되었을까?
Menú는 메뉴가 아니다. 스페인의 식당들에서는 오늘의 식사를 판매한다.
여행자들 처럼 세 끼 식사를 모두 사 먹지는 않더라도 이들도 하루 한 끼 정도는 보통 사 먹게 된다. 그 한 끼가 점심일 경우가 대부분 일게다.
이건 우리네와 같다. 매일같이 사먹어야 하는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함인지, 셋트메뉴 형태로 점심 특별 메뉴가 제공된다.
스페인어 발음으로도 Menú는 "메뉴"다. 그런데, 이 곳의 메뉴는 메뉴판과 무엇을 먹을지 다양한 음식 중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음식", 우리네로 치자면 "백반 정식"인게다. 오늘 기사식당의 이모님이 백반 메뉴로 김치찌개와 제육, 내일은 된장찌개와 오징어 볶음을 준비 하듯이, 스페인 식당의 메뉴가 그런 식이다. 단, 한 가지로만 정한 식당은 많지 않고, 코스마다 최소 2~3개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식사의 기본 구성은 'Primer plato 프리메르 플라또', 'Segundo plato 세군도 플라또', 'postre 뽀스뜨레' 로 되어 있다.
프리메르 플라또는 말 그대로 첫번째 접시로 '에피타이저'개념으로 보는데, 음식 구성이 생각했던 수준보다 든든한 경우가 많다.
그 유명한 '빠에야', '프리또'와 '샐러드'등으로 제법 양이 많다. 세군도 플라또는 두번째 코스인데 이 때 돼지고기나, 소고기, 생선 등이 나온다.
뽀스뜨레는 후식으로 단거 위주다.
그렇게, 매일 메뉴가 바뀌다 보니 메뉴판을 따로 만들지 않고, 웨이터들이 종이 쪽지에 써놨다가 손님들이 오면 주욱 읽어준다.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맘이 급한 그들에게서 순식간에 열개 가량의 메뉴를 읊는 것을 듣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빠른 스페인 말은 쉼표를 찍을 틈도 없이 들려지고,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소개 받을 때는 스페인이 아닌 아랍 국가에서 주문을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타이어 회사에서 별을 달아준 식당에서 만은 그런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한 술 더 떠서, 재료 안에 들어간 소스까지 설명을 곁들이게 되고, 나름 셰프의 자부심으로 부여된 (종업원도 모르는) 이름까지 달고 있으면, 동시 통역사 선생님도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듣게 된다.
혹시, 중요한 만남이나 접대시 식사 메뉴를 설명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전에 전화로 묻거나 사전답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식당이 다 그런건 아니다. 간혹 친절한(?)식당에서는 작은 쪽지같은 종이에 적혀있는 오늘의 메뉴를 보여주기도 하고, 많은 식당들 입구에 입간판으로 자기들만 알아볼 수 있는 글씨로 써놔 주기도 한다.
주로 평일 점심때 판매하는 오늘의 요리를 'Menú del día 메뉴델디아' 라고 한다.
주말에도 오늘의 요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고, 가격은 각각의 음식을 시켜먹을 때 보단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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